[풋볼리스트] 유럽선수권대회(이하 유로)는 월드컵과 함께 전지구적 관심을 받는 유'이'한 국제 축구 이벤트다. 당연히, 경기장을 찾는 사람들 외의 수많은 사람들에게도 경기장의 생생한 화면과 소리를 정성껏 전달해준다. 한국에서는 KBS-2TV와 KBS N SPORTS를 통해 만날 수 있는 이 최고 대회의 생생한 화면들은, 현지 방송 제작자들의 노하우가 집결된 최상의 결과물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매 경기에 투입되는 최첨단 카메라의 개수다. 이번 대회에는 매 경기 기본적으로 39대의 카메라가 투입된다. 국내 프로축구와 야구에서 한 경기 10~13대 정도의 카메라가 투입되는 것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3배가 넘는 수의 눈이 경기를 주시하는 것이다. 지난 시즌 AFC챔피언스리그 결승전(17대)이 A매치 수준의 카메라 투입이었던 것과 비교해도, 나아가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당시의 30대,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의 20여대에 비해서도 엄청나게 많은 수치다.


-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당시에는 매 경기 30대의 카메라가 사용됐다.

많은 눈이 경기장을 지켜보다보니, 방안에서 TV로 경기를 관람하는 시청자들은 더 많은 볼 거리를 누릴 수 있다. 슈퍼슬로모션카메라(SSM)나 하이스피드(HS) 카메라 등을 통해 찰나의 장면을 보다 다양한 각도로 세심하게 살펴볼 수 있고, 때로는 경기장 바깥의 장면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개막전에서 퇴장당한 홈팀 폴란드의 주전 골키퍼 슈체즈니가, 자신을 대신해 투입된 동료 골키퍼에 의해 자신이 내준 PK가 퉁겨져 나오는 것을 보며 환호하는 모습이 우리 안방까지 전해진 것도, 많은 카메라를 투입한 덕을 톡톡히 본 것이다.

하지만 더 놀라운 것은, 39대가 전부가 아니라는 데에 있다. 이번 유로2012은 4강전 두 경기와 결승전 한 경기에 각각 43대의 카메라가 투입될 예정이다. 헬리콥터 2대를 띄우고, 최첨단 스파이더캠(30번)을 동원하며, 양쪽 골대의 양쪽 골포스트 모두에 카메라를 설치할 예정이다. 경기장 곳곳의 모든 장면을 낚아채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다한 셈이다. 그야말로 선수들의 피와 땀과 한숨을 모두 담아낼 수 있는 조건을 갖추었다.

이제 남은 것은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펼쳐내는 것이다. 그들이 엮어낸 축구사의 한 장면들은, 그렇게 고스란히 우리 안방까지 전해질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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