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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덕원정대 후기
아들과 함께 떠난 최고의 축구 여행!
문병호 2019-05-15 16:15:37 | 조회: 358

분명히 그랬다.

축구에 반쯤 미쳐있는 여행동지들을 만나기 전엔 그랬다.

초딩 아들녀석이 "프리미어리그 보러 가고 싶어~~"하고 엄마에게 졸라대서 "말도 안되는 소리 말어!!"라고 했다던 아내의 얘기를 듣고,

"에이, 보여주지 뭐~ 근데, 프리미어리그의 어느 팀이 상암에 오는데?" 하고 물었던 나다.

아들로부터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어쩌고 하는 얘기를 들을때만 해도, 그렇게 긴 이름이 한사람의 것인줄도 몰랐던 나다.

그랬는데 결국엔...이렇게 됐다.                                                                                                                                    

아름다운 EPL 축구를 보고야 말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확인하고선, "왜 하필 축구냐, 메이져리그면 몰라도..."하면서도 ,아들의 갈망하던 눈빛을 외면할 수 없어 영국행 결정을 하고야 말았다.

초딩 생활을 마감하는 아들에게 진정으로 원하는 선물을 주고도 싶었지만.

무엇보다도, 단 둘이 떠나는 마지막 여행이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내 마음을 움직였다는 것이 맞다.

유럽축구여행으로 검색해서 찾은 [투어야여행사]....

일단 듣보잡이다. 믿어도 되나 싶어 여행사의 신뢰성부터 조사했다.

우연히 여행사 대표의 인터뷰와 어느 직원의 인터뷰를 읽고, 사업하는 사람의 감으로서 왠지 때가 덜묻었다 싶어 결정했다.

때가 덜묻으면 사기를 쳐도 촌스러운 수준에서 끝나는 법이다.​

 

공항에서 곽지혁 대장을 비롯한 일행들과 만나 간단한 인사를 나눴다.

곽지혁 대장....배낭여행이라더니 진짜 배낭을 메고 왔다.

무거워 보이는데, "이게 몸에 착 달라붙으면 무겁지도 않고 엄청 편합니다."하며 웃는다.

'에이, 설마..군대에서 군장은 몸에 안달라붙어서 힘들었나?'

암튼, 출발했다.

 

​긴시간을 지나 영국 맨체스터에 입성하여 여행을 시작했다.

보통 내 나이에 흔히 생각하는 여행이라게, 현지에 도착하면 버스가 대기해서 짐싣고 이동해서 숙소 바래다 주고,

모든 일정을 여행사에서 준비한 차량을 타고 다니며 가이드가 하라는 대로 하다가 편한듯 심심한듯 있다 오는게 아니었던가?

오!, 배낭여행이라더니...정말, 이동은 무조건 대중교통이나 걷기다. 각 교통수단의 노선을 읽는 방법을 알려주더니 티켓도 직접 끊으란다.

아이와 함께 자연스럽게 현지의 교통시스템을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덕분에 여행일정 동안 아이와 둘이서 자유시간엔 영국 및 스페인의 지하철을 타고 곳곳을 누비고 다녔다.

"이 곳엔 이런게 먹어볼만 하고 유명한 가게는 저기를 비롯한 몇군데가 있어요." 하더니 알아서 찾아 먹으란다.

현지인들과 섞여서 그들의 음식을 먹어보고 문화를 느끼는 재미는 이 여행의 백미(白眉)라 감히 얘기하고 싶다.  ​

 
 

영국은 과연 축구의 나라였다.

리버풀에서 탔던 버스에서, 옆의 할아버지에게 들었던 다가올 맨유와의 매치데이를 앞둔 마음가짐과 리버풀FC에 대한 사랑에서 느꼈다.

그리고 나를 당연히 리버풀FC의 팬이라 생각하고 창밖으로 보이는 Anfield를 가리키며, 다음에 내리면 된다고 알려주던 그에게 난 차마 매치데이에서 아들의 맨유를 응원하겠노라 말하지 못했다.

리버풀에선 일행과 떨어져 아들과 함께 둘이서만 찾아갔던 비틀즈 스토리도 인상깊었다.

학창시절에 테이프가 늘어져라 들었던 그 비틀즈를 영접하고 난 아들에게 젖은 눈시울을 들킬까봐 시선을 피해야만 했다.

 

 

매치데이에서 맨유와 리버풀은 비겼고,

경기 후 동점골의 주인공 즐라탄으로부터 친필 사인을 받고 넋이 나간 아이를 보는 내눈은 행복했다.

아들은 즐라탄이 이 여행의 전부였고,

경기날 아침부터 즐라탄의 사인을 위한 준비물을 하나씩 챙기면서 간절히 기원하더니 결국 꿈을 이뤘다.

아들이나 나나, 간절히 원하고 노력하면 결국 이루어진다는, 어찌보면 믿기힘든 진리를 몸소 느꼈으니 이보다 더 큰 깨달음이 있겠는가! 

    

 

맨시티의 Ethihad Stadium과 박지성 선수로 인해 친근한 Old Trafford, 리버풀 FC의 Anfield, 그리고 첼시의 Stamford Bridge 를

돌아보고 나니, 영국의 축구는 문외한인 내가 봐도 경이롭고 부러울 정도로 그냥 문화였고, 하나의 산업이었다.

왜 축구인들이 EPL을 꿈의 무대라고 하는지 알것도 같았다.

  

예정에 없던 이청용선수의 경기를 본 것도 큰 행운이었고, 그 날 썩 괜찮은 경기력을 보여준 이청용선수에게

사인과 셀카선물을 받은 것은 더 큰 행운이었다.

귀찮은 내색없이 웃는 얼굴로 우리 모두에게 너무도 친절했던 이청용 선수를 보며, 이렇게 인성이 좋은 사람이니 꼭 성공할 거라고

마음으로 기원했다.

  

 

영국을 축구의 나라로 단정하기엔 좀 어렵겠다 느낀 것은 런던의 야경과 대영박물관을 본 후였다. 

그렇다. 이 배낭여행은 축구성애자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런던브릿지와 타워브릿지 아래를 흐르는 템즈강, 그 너머로 서있는 웅장한 국회의사당과 Big Ben!

갱년기 부부들은 무조건 와서 봐야한다. 없던 사랑도 생길 판이다. 내가 살면서 본 야경 중 단연 상위권이었다.  

대영박물관은 긴시간 충분히 보지는 못했지만,

무려!! 대영박물관 알바 출신의 곽지혁 대장의 안내로 반드시 봐야 할 것들 위주로 둘러보았다.

곽지혁 대장의 해박한 지식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면서, '역시 사람은 겉으로만 판단하면 안된다'라는 교훈을 되새겼다.

그렇다고 대장의 겉이 후지다는 얘기는 아니다. 다만, 그리스의 건축양식이나 고대 역사등이 술술 나올 수 있는 외모는 아니지 않나 하는 애기다.​

 

영국을 뒤로하고 비행기에 올라 바르셀로나로 이동했다.

바르셀로나의 일정 후엔 마드리드로 이동해서 여행을 마치는 여정이었다.
지극히 주관적으로 얘기하자면, 바르셀로나는 가우디와 축구의 도시였으며, 마드리드는 돈키호테와 축구의 도시였다.

바르셀로나는 까탈루냐로서 스페인이길 거부하고, 마드리드는 에스파냐로서 정통의 스페인이길 원하면서 둘의 라이벌 관계가 성립되어온 역사 또한 재미있다.
바르셀로나에선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과 몬세라트 수도원 그리고, Camp Nou경기장을 보면 나와 아들은 여행의 목적은 달성한

셈이었다.

물론, 람블라스 거리도 좋았고, 구엘공원도 훌륭했으며, 거리 곳곳에서 아들과 가우디가 건축했을법한 건물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었고,

가보지 못했던 피카소, 달리의 미술관 등이 훌륭하다는 것도 안다. ​
그러나, 나는 왠만한 거리에선 카메라에 담을 수 조차 없는 몬세라트 수도원의 자연과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에 압도당해 버렸고,

아들은 본인의 이름을 새긴 바르셀로나FC의 유니폼으로 내 지갑을 열게 했다.
아들이 '1일 1빠에아'라고 얘기했던대로 매일 먹었던 빠에아와 타파스 등 먹을거리도 영국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좋았다.
  

  
   

 

마드리드에선 무엇이 좋았느냐 하는 질문을 받는다면,

마요르 광장과 솔광장을 비롯한 번화가와 마드리드 왕궁 및 돈키호테를 만날 수 있었던 스페인 광장도 좋았지만,

난 주저없이, 산미겔 시장에서 먹었던 크림빵과 마드리드 인근의 똘레도 지역을 뽑겠다.

이유?

그냥 황홀했다.
  

 

호날도와 벤제마가 출전한 레알마드리드의 경기도 관전했다.

호날도의 그닐따라 형편없던 경기력보다, 경기중에 관중들이 피워대는 담배연기가 곤혹스러웠다.

이또한 자유분방한 그들의 문화지만,

단언컨데, EPL이 관전하기엔 많이 쾌적하다.
 

이렇게 해서 길지만 짧았던 여행을 마치고 우린 돌아왔다.

함께 했던 모두가 좋은 사람들이어서 더욱 재밌고 즐거웠던 것이라 생각한다.

모두 다시 한번 축구 여행으로 만났으면 싶다.

특히, 평소엔 과묵하지만 축구장에만 들어서면 돌변하는 김동환 기자!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한 깨알같은 설명이 나같은 문외한에겐 단연 최고였다.

그는 역시 축구전문기자였다.

아들이 앞으로 축구전문기자가 되겠다고 한다면, 이는 전적으로 김동환 기자가 책임질 일이다. ​




난...오늘도 새벽 5시에 일어나서 맨유와 헐시티의 경기를 맨유 스카프를 목에 두르고 시청하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나에게도 축구성애자가 될만한 유전자가 있었던 모양이다.

집사람과는 조만간 스위스부터 로마를 훑어 내려오는 여행을 떠나볼까 하고 얘기중이다.

물론, 곽지혁 대장이 함께한다면 검토 최우선 순위가 될것이다.

몇해 더 산 사람으로서 보자면, 그 나이에 가지기 힘든 좋은 성품을 지녔다.

그의 성실함과 진솔함의 매력은, 처음 맛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맛볼 사람은 없을 것이다.

혹시라도,

지금 투어야의 축구여행이나 배낭여행에 대해 의심하고 망설이는 사람들이 있다면,

촌스럽게라도 사기당할 일은 없으니, 무조건 떠나시라!!

그리고, 아빠와 아들이 함께 간다면 더욱더 추천할 일이다.
 
단, 그대는 먹고 자는 시간 외엔 꾸준히 걷거나 서있을 수 있는 체력은 준비해야 할 것이다.

많이 걸을 수록 더 많은 것들을 보게 될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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